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선진화는 절대로 부정부패와 함께 갈 수 없다"며 부패, 비리 청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수유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린 '4.19혁명 제49주년 기념식'에서 김양 보훈처장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사회 모든 부문의 윤리기준을 높이고 잘사는 나라를 넘어서 깨끗한 사회, 바른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적 풍요와 정신적 성장이 함께 하고 인류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성숙한 세계국가를 이뤄야 한다"고 밝힌 뒤 "이를 위해서는 지금 비록 힘들지만 변화와 개혁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미래의 걸림돌이 되는 것들과는 과감하게 결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본을 바로 세우고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지금 조용하지만 일관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념과 지역과 계층을 넘어 실용의 가치관, 긍정의 역사관이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우리 사회는 지금 일자리를 나누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공동체 운동이 확대되고 있고 나눔과 베품의 실천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의 단결과 헌신은 머지않아 값지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이며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4.19혁명의 민주이념을 대한민국 선진화를 위한 귀한 자산으로 삼아 나가자"며 "이것이야말로 4.19 혁명을 온전히 계승하는 길이며, 우리가 4.19를 기념하는 이유"라며 기념사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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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 공사가 착공식도 없이 25일 시작됐다. 경인운하 사업을 맡고 있는 수자원공사측은 얼마 전 경인운하 관련 공청회에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 ‘자물쇠 공청회’를 연 바 있다. 환경영향평가도 요식행위처럼 뚝딱 3개월만에 해치웠다. 현 정권이 내세우는 것처럼 그렇게 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면 왜 이렇게 떳떳하지 못한지 모르겠다. 마치 부잣집 담을 넘는 ‘밤손님’의 행태처럼 느껴진다.
23일에는 경인운하 사업에 지난 1월 확정된 정부 추정 사업비보다 3800억원 정도가 더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는 기획재정부의 내부보고서 내용이 보도됐다. 재정부 내부 보고서대로라면 이 사업의 비용편익(B/C) 비율이 1이하로 떨어져 사업의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고속도로로 한 시간 거리인 곳에 물류를 수송하기 위해 운하를 판다는 사업에 애초부터 경제성을 따지는 것부터가 한심스러운 일이다.
거꾸로 어떻게든 경인운하 사업을 하기로 작정한 ‘불도저 정부’에게 경제성을 따지는 것부터가 무의미한 일이다. 다만 이 같은 토건사업을 통해 현 정부가 얼마나 많은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지, 그리고 그 속내가 무엇인지는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는 현재 예정된 경인운하사업 6개 공구의 총공사비 추정가격 1조 3500억원의 약 30% 정도인 4000억원을 낭비하게 된다. 경인운하사업을 턴키입찰(설계 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발주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짧은 지면에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턴키입찰 방식은 현재 예산 낭비와 건설업체간 담합구조의 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위 10개 재벌건설사들은 설계비용에 들어가는 거액의 선투자 비용을 시장 진입장벽으로 활용, 지금까지 턴키 입찰 물량을 거의 싹쓸이해왔다. 그러면서 그들은 각종 턴키입찰에서 철저한 가격 담합을 통해 경쟁입찰에 비해 평균 30% 가량 높은 추정공사비의 95~98% 수준에서 공사를 수주했다. 건설업체들간 경쟁하게 하면 아낄 수 있는 돈 30%를 낭비했다는 뜻이다. ‘떡고물’이 워낙 많다 보니 담합과 뇌물 수수 등 부패의 온상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에도 턴키사업을 남발했다. 청계천사업, 동남권 유통단지(가든파이브), 지하철 9호선, 지하철 7호선과 지하철 3호선 연장구간 등을 모두 턴키로 발주했다. 심지어 일반 주택단지를 만드는 은평뉴타운사업조차 턴키로 발주했다. 그 결과 부작용도 심각했다. 7000억원에 할 수 있었던 가든파이브에 1조원 이상이 들어간 결과 고분양가 때문에 상가 입점이 극히 부진한 상태다. 은평뉴타운은 과다한 토지보상금과 더불어 턴키 입찰을 통한 사업비 과용으로 후임자였던 오세훈 시장 초기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진행됐던 지하철 9호선,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 등에서는 업체들간 담합이 드러났고, 청계천사업과 가든파이브 사업에서는 각종 비리 사건이 불거지기도 했다. 심지어 청계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현 정부 들어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 장관급 대우를 받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낭비된 예산만 줄잡아 1조원 가량은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예산을 절감했다는 주장을 들으면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행태를 이제 전국 단위에서 되풀이하고 있다. 당장 경인운하사업뿐만 아니라 새만금사업,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호남고속철도 등 대규모 토목사업 대부분이 턴키 공사로 예정돼 있다. 재벌건설업체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고분양가로 마구잡이 주택사업을 벌였다가 미분양에 물려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건설업체들이 시장의 채찍질은커녕 정부의 퍼주기 예산으로 희희낙락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가 말로는 ‘서민경기 부양’이니 ‘일자리 창출’이니 내세우지만, 결국 세금으로 재벌건설업체들을 위해 차리는 푸짐한 잔칫상이라는 것을 건설업계는 너무나 잘 안다. 이처럼 현 정부 ‘삽질경제’의 이면은 바로 부패경제, 반칙경제, 불공정경제인 것이다. 이 같은 이면을 들키지 않으려니 사업 추진 과정이 밤손님 행태를 닮아 가는지도 모르겠다.
SBS 라디오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SBS 전망대〉의 진행자 교체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SBS는 3월2일자로 〈SBS 전망대〉의 진행자 김민전 경희대 교수를 하차시키는 대신 SBS 내부 인사인 이승열 보도본부장을 새롭게 투입했다. 제작비 절감과 내부 인력 활용을 위한 진행자 교체라는 것이 SBS의 설명이다. 하지만 방송가 일각의 주장은 다르다. 1월30일 SBS ‘대통령과의 원탁대화’에서 김민전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수차례 비판적 질문을 던진 것이 갑작스런 진행자 교체의 이유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지난 1월30일 SBS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장면. 〈SBS 전망대〉를 진행하던 김민전 교수(맨 왼쪽)는 원탁대화 직후 SBS로부터 방송 하차를 통보받았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인사·일자리 문제 등 수차례 충돌
실제로 김 교수가 SBS로부터 프로그램 진행자를 바꿀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시점은 원탁대화가 끝난 바로 다음주였다. SBS 라디오의 봄 정기 개편이 3월 말이나 4월 초 진행될 예정이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더라도, 이번 진행자 교체는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SBS가 지난해 중반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따라잡기 위해 사장이 직접 나서서 영입한 인물이다. SBS 관계자는 “매년 봄·가을에 단행되는 정기 개편까지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진행자를 바꾸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월30일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안팎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시 김민전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과 수차례 충돌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인사정책과 관련해 김 교수는 “우리의 1기 내각이나 2기 내각을 보면 특히 (미국의) 오바마 신정부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게 아니냐. 뿐만 아니라 1기에 나갔던 분들이 2기에 다시 돌아와 회전문 인사가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며 따져물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어떤 사람들인지, 예를 들면 누구냐”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정치를 보라고 하는데, 말하는 사람이 미국 수준에 갔으면 좋겠다”며 김 교수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일자리 창출과 ‘녹색 뉴딜’에 대해서도 김 교수와 이 대통령의 시각차는 분명히 드러났다. 김 교수는 “녹색 뉴딜을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느냐, 이것을 통해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로 갈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 큰 문제”라며 비판적 견해를 나타냈다. 이에 대한 이 대통령의 첫 번째 대답은 “김 교수님 같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있으니까 국민들이 더욱 오해를 하죠”라는 것이었다.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불쾌한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답변이었다.
실제로 <뉴시스>는 이 대통령이 1월31일 경기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전날 원탁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패널로 나선 교수가 ‘녹색성장으로 일자리가 생겨봤자 결국 임시직 아니냐’는 투로 묻던데 정말 화가 나더라. 하지만 대통령이란 자리에 있으면서 ‘당신 소견이 짧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SBS 회장 참석한 ‘뒤풀이’서도 냉랭
냉랭한 분위기는 원탁대화 뒤풀이 자리까지 이어졌다. 뒤풀이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와 김민전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등 원탁대화 패널이 모두 참석했다. SBS에서는 윤세영 회장 등이 모습을 나타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김 교수와 조국 교수 등 원탁대화에서 비판적 질문을 던진 패널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봄 정기 개편을 한 달 앞두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간판 프로그램 진행자를 끌어내리는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김 교수를 교체하는 과정에 권력의 외압이나 방송사의 눈치보기가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